난임문제 절반이 남성요인 유발인데 지원은 여성에게만??

정부의 난임부부 지원사업이 고가의 체외수정만 부추긴다는 지적

이현주 편집국장 승인 2020.01.09 08:47 의견 0
사진=광주MBC


국내 난임 문제의 절반 정도가 남성 요인으로 유발되는 데 반해 관련 치료 비중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난임부부 지원 사업이 원인을 무시한 채 고가의 체외수정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선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은 7일 ‘재생산의료 영역에서의 남성’ 보고서를 통해 “국가 난임 지원사업에서 남성 난임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채 원인불명으로 분류되면서 남성 요인이 간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4년 보건복지부에서 난임 환자 1000명을 조사한 ‘국내 난임의 원인질환 및 위험인자 현황조사연구’ 보고서에서는 난임 원인 중 남성 요인이 4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반면 같은 해 발간된 정부의 ‘난임부부 지원사업 보고서’에서는 남성 요인이 8.2%로 기록된 대신, 원인불명이 51.9%로 추산됐다. ‘2017년 난임부부지원사업 평가 및 저소득층 실태 파악 보고서’에서도 체외수정 시술비가 지원된 남성 요인 난임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

정작 원인인 남성 요인을 치료하지 않은 채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난임 지원사업에서 남성 요인의 난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의학적 기준은 상세히 제시하는 데 반해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상일 때는 의학적인 요인을 따지거나 별도의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고도 체외수정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이 때문에 남성 요인 난임인데도 많은 부부가 원인불명 난임으로 빠르게 진단받아 체외수정 시술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나아가 “이 같은 상황은 난임 요인이 남성에게 있는데도 시술은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어 인공수정과 관련된 합병증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인공수정과 관련된 합병증 환자는 2394명이었는데 2017년 2431명, 2018년 3135명 등으로 늘었다. 김 연구원은 “난임 시술 관련 자격 조건과 가이드라인에 여성의 나이만 제시돼 있는 등 전반적인 난임 지원 사업이 여성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임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재생산 관련 정책들과 지원들이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며 “남성 역시 출산에 관여하는 주체라는 인식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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